아직도
나 혼자
이별 중
매일 밤 그리워하고, 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이 난다.
아침 인사를 나눌 수 없다는 거에 망연자실하기도 한다.
어느 날처럼 너와 기분 좋게 연락을 주고받다가 전화를 걸었는데 내 전화를 받지 않았어.
일을 마치고 너에게 연락할 생각에 휴대폰을 봤는데, 장문의 메시지가 하나 와있었네.
그만 만나자는 너의 말.
그때 너무 상처 받아서 메시지 자체를 바로 지워버렸다.
읽으면 읽을수록 내 마음을 못으로 긁고, 긁힌 곳을 또 긁어내는 것 같아서.
그래도 생각이 난다. 그만큼 상처가 깊다.
너는 나를 의존적이고 외로운 사람으로 말하고 있었다.
그리고 나의 좁은 인간관계가 더 숨 막히게 했다고.
그리고 이런 점이 나에 대한 마음이 커지지 않게 되었다고.
난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잘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다.
너는 스스로 부담스러운 짐을 안고 있었는데 너의 직설적인 말이 사실인 마냥 나의 자존감을 뭉게 버리더라고.
이별도 힘들었는데 무너지는 나를 바로 세우려는 내 모습을 인지하는 게 더 힘들고 처량했다.
또 무엇보다도 마음이 커지지않았다라.... 차라리 마음이 사라졌다고 하지, 싫어졌다고 해주지.
나 혼자만 사랑하는 중이었구나 깨달았다.
너를 붙잡을 수도 없게 매몰찬 말들로 정리된 너의 메시지. 너도 고민 많이 했겠지, 무어라 말해야 네가 원하는 대로 내가 떨어져 나갈까.
성공적이었어, 도저히 말을 걸 수가 없더라. 너무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, 처음 접하는 차가운 말투, 무너져가는 자존감.
그렇게 나는 내 자존심을 챙기기 위해 아무 말 없이 이별을 받아들였다. 근데 이게 너무 후회가 된다. 나는 아직도 너를 생각하고 이별했던 날이 떠오르고 너에게 하지 못한 말들이 뒤늦게 떠올라 계속 내 머릿속이 괴롭다. 말을 걸고 싶어도 지금은 우리가 헤어진 지 너무 오래되어 버려서 말을 할 수가 없어. 빨리 나에게 좋은 사람이 생겨서 이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까지 생겨버렸다.
나는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깨달아가면서도 너를 놓지 못해.
다시 만나고 싶어. 다시 헤어지더라도 한 번 더 만나야 너를 놓을 수 있을 것 같아.
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이별 중이라는 것.
나 혼자 이별 중.
그 정도였었나 우리가 나눈 그 정도
그만큼이었었나 우리가 보낸 그 많은 시간들 속
다정했던 우리는 어쩔 수가
다정한 이별 -하상욱/10c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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